artist statement

정유경은 기계와 물성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피지컬 컴퓨팅, 키네틱, 라이팅 기반의 작업을 한다. 최첨단 기술과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기술에 잠식되기보다는 기계와 인간의 구별점과 물성으로부터 비롯된 몰입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려 한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이 만들어내는 빛의 공간과 아서 갠슨(Arthur Ganson)이 기계에 불어넣는 생명력을 시작으로 '상상하는 바를 현실로 구현해낼 수 있는' 미디어아트에 매력을 느낀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렇기에 정유경의 작업은 다양한 기계적 장치를 이용한 빛과 움직임에 대한 표현과 시도에 중점을 둔다.

(1) 왈캉달캉 (2016) / (2) half (2017)

그동안 물성을 가진 것들에 대한 미적인 호기심이 기계적 시도를 가능하게 했다면, 앞으로의 지향점은 기계/기술을 바탕으로 인간 고유의 영역을 탐구해 나가는 것이다. 현시대에 기계가 인간사에 깊숙이 관여하며 도구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계적 오류를 마주할 때마다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인간임에 안도하고, 기계와 구별되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생각을 이어간다. 기계가 해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란 무엇이며, 다가오는 미래에 인간이 기계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서 구축해나가야 할 인간 고유의 영역은 어느 지점에 있는가.

한편으로는 스크린과 HMD 속 가상현실에 지쳐 기존방식을 벗어난 물리적인 오브제와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공간 단위의 경험에 대해 고민한다. 일상의 많은 부분이 화면 속 온라인과 디지털로 옮겨간 가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성이 만들어내는 몰입을 대체할 수 없음을 드러내고자 역으로 디지털과 스크린을 매개체로 활용한다.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능과 불가능의 지점들에 대한 실험을 지속하여 결론적으로 우리가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성에 주목해야하는지를 증명해 보이고자 한다.

(1) Drawing Kientic: Face (2022) / (2) Vertical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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